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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라이프

A형 독감에 걸린 손주

by 루하천사 2026.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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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겔 맞는 아이

아이들은 왜 꼭 주말 밤에 아플까

독감 걸린 손주를 돌보며 어른이 먼저 무너진 순간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꼭 평일 낮이 아니라 주말 저녁에 아픈다.

이번에도 그랬다.
낮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해가 지고 나서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설마…”
싶었던 마음은
결국 병원으로 가는 밤이 되었다.


주말 밤, 아이가 아프면 모든 게 더 커진다

평일 낮이라면
동네 병원도 열려 있고
마음도 덜 급했을 텐데.

주말 밤은 다르다.

  • 문 연 병원은 적고
  • 기다림은 길고
  • 어른 마음은 더 불안해진다

특히 아이가 열이 나면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시계만 계속 보게 된다.


아이는 아픈데, 어른은 더 흔들린다

아이들은 아프면
울고, 보채고, 떼를 쓴다.

그게 당연하다.
아프니까.

하지만 그 곁에 있는 어른은
아파도 아플 수 없다.

  • 대신 걱정해야 하고
  • 대신 결정해야 하고
  • 대신 침착해야 한다

그렇게 밤을 보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이보다 내가 먼저 무너질 것 같아.”


열을 재는 손이 자꾸 떨렸다

그날 밤,
몇 번이나 체온계를 들었는지 모른다.

조금 내려가면 안심했다가
다시 오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괜히 숨소리까지 확인하게 된다.

아이는 자다 깨서 울고
어른은 잠을 포기한다.

그게 주말 밤,
아이 아픈 집의 풍경이다.


그래도 어른은 버틴다

이상하다.
그렇게 힘들어도
어른은 버틴다.

왜냐하면
아이 앞에서는 무너질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다시 잠들면
이불을 고쳐 덮어주고
이마에 손을 얹는다.

“조금만 더 버티자.”

아이에게 하는 말이면서
사실은 어른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아이가 아프면, 가족 모두가 아프다

아이 하나 아픈데
집안 공기가 달라진다.

말수가 줄고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지고
웃음이 사라진다.

이번에도 그랬다.

아픈 손주 하나 때문에
딸은 마음 졸였고
우리는 밤을 지새웠고
남편과 나는 말없이 역할을 나눴다.

아이 혼자 아픈 게 아니었다.
가족 전체가 함께 아팠다.


아침이 오고, 조금 내려간 열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

열은 조금 내려갔고
아이 얼굴에 생기가 아주 조금 돌아왔다.

그것만으로도
그날은 충분했다.

큰 바람도 필요 없었다.

“오늘은 이것으로 됐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고, 어른은 이렇게 늙어간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라고
어른은
그 곁에서 마음이 먼저 닳아간다.

그래도 괜찮다.

아이가 웃으면
어른은 다시 버틸 힘이 생긴다.

이상하게도
그게 가능하다.


마무리하며

아이들은 왜 꼭 주말 밤에 아플까.

아마
어른이 가장 약해지는 시간이라
더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밤을 지나
아침이 오면
우리는 또 안다.

“그래도 지나갔다.”
“그래서 다행이다.”

오늘도
아픈 아이가 없는 밤이길,
그리고
그 곁의 어른들도
조금은 덜 흔들리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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