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가족 라이프

내가 쉴 곳은 결국 말씀밖에 없었다

반응형

요즘 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내 마음은 어디에서 쉬어야 할까.”

몸이 힘든 날은 잠을 자면 조금 나아질 때가 있다.
배가 고픈 날은 밥을 먹으면 다시 힘이 난다.
그런데 마음이 지친 날은 무엇을 해도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요즘 내 삶이 그랬다.

딸네 집에서 손주들을 돌보며 하루를 보내고, 마음 한편으로는 팔십이 넘으신 노모를 생각한다. 딸은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까지 다니고 있고, 나는 그 딸이 안쓰러워 한 걸음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내가 누군가를 돌보는 동안, 내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는 것을.

손주들은 예쁘다.
딸은 대견하다.
노모는 마음에 걸린다.

그런데 그 모든 사랑이 한꺼번에 내 안으로 밀려올 때, 나는 가끔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누구 하나 미워서 힘든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사랑해서 힘들었다. 다 챙기고 싶고, 다 감당하고 싶고, 아무도 서운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나를 지치게 했다.

그때 내가 붙들 수 있는 것은 결국 말씀이었다.

1.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날이 있다

사람들은 힘들면 쉬라고 말한다.
맞다. 쉬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손주들이 기다려주지 않고, 집안일은 미뤄도 다시 내 앞에 쌓인다. 딸의 지친 얼굴을 보면 쉬고 싶다는 말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노모 생각이 나면 마음이 또 무거워진다.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조금은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내 삶은 여전히 누군가를 챙기는 자리 위에 서 있었다.

젊을 때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이제는 조금 내 삶을 챙겨도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자식이 힘들면 또 마음이 먼저 간다. 손주가 울면 몸이 먼저 움직인다. 부모님이 아프시다는 말 한마디에 하루 종일 마음이 흔들린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된다.
엄마라는 이름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딸이라는 자리도 쉽게 내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할머니라는 이름도 생각보다 많은 체력과 마음을 요구한다는 것을.

그러다 보니 어느 날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친다.

몸이 피곤한 것은 누워서 쉬면 되는데, 마음이 지치면 누워 있어도 편하지 않다. 눈을 감아도 걱정이 이어지고, 기도를 하려 해도 생각이 먼저 밀려온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딸은 정말 괜찮은 걸까.”
“엄마에게 너무 소홀한 건 아닐까.”
“내 몸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마음 안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때 나는 예배 자리로 다시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2. 내가 쉴 곳은 말씀밖에 없었다

요즘 나는 예배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그냥 습관처럼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정말 내 마음을 붙들기 위해 예배 앞에 앉는다.

찬양을 부를 때도 예전과 다르게 마음이 움직인다.
전에는 그냥 익숙한 찬양이라고 생각했던 가사들이, 요즘은 내 이야기처럼 들린다. 말씀을 들을 때도 예전보다 더 깊이 마음에 들어온다.

“아, 하나님이 지금 나에게 이 말씀을 들려주시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쉴 곳은 결국 말씀이었다.
사람에게 다 말할 수 없는 마음도 말씀 앞에서는 내려놓을 수 있었다.
괜찮은 척하던 마음도 하나님 앞에서는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었다.

딸에게는 걱정될까 봐 다 말하지 못하고,
노모에게는 마음 아프실까 봐 다 표현하지 못하고,
남편에게도 매번 힘들다고만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는 숨길 필요가 없었다.

“하나님, 저도 힘듭니다.”
“하나님,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나님, 제가 다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씩 정리된다. 상황이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내 마음의 방향이 바뀐다. 내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씩 내려오게 된다.

예배는 내 문제를 한순간에 없애주는 시간이 아니었다.
하지만 예배는 내가 문제 앞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다시 세워주는 시간이었다.

말씀은 내 상황을 가볍게 만들어주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을 다시 단단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요즘 나는 더더욱 말씀을 붙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힘든 일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힘든 일이 계속되기 때문에 더 말씀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신앙은 힘들지 않은 삶이 아니라, 힘든 날에도 다시 서는 힘이었다

예전에는 신앙이 좋으면 마음이 늘 평안해야 하는 줄 알았다.
기도하면 걱정이 없어지고, 예배드리면 모든 문제가 금방 풀릴 것처럼 생각했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살아보니 꼭 그렇지는 않았다.

신앙이 있어도 힘든 날은 있다.
말씀을 붙들어도 눈물이 나는 날이 있다.
기도를 해도 마음이 금방 가벼워지지 않는 날이 있다.

하지만 신앙이 없는 힘듦과 신앙 안에서 겪는 힘듦은 다르다는 것을 요즘 조금씩 배운다.

말씀 없이 힘들 때는 내 생각이 나를 끌고 간다.
걱정이 걱정을 부르고, 마음이 자꾸 무너진다.
내가 다 해야 할 것 같고, 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런데 말씀 앞에 서면, 내가 모든 것을 붙들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내가 딸을 사랑하지만 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고,
내가 노모를 사랑하지만 모든 시간을 다 책임질 수는 없고,
내가 손주들을 사랑하지만 내 몸을 완전히 잃어가며 돌보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것도 배우게 된다.

하나님은 내게 사랑하라고 하시지만, 혼자 다 짊어지라고 하시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나는 기도한다.

“하나님,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게 해주세요.”
“제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제 몸과 마음을 너무 소진하지 않게 해주세요.”
“딸도, 노모도, 손주들도 하나님 손에 맡기는 믿음을 주세요.”

이 기도를 하면서 조금씩 깨닫는다.

믿음은 내가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기대는 것이라는 것을.

신앙은 힘들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힘든 날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것이라는 것을.

4. 예배에 집중하며 내 마음을 다시 세우고 있다

요즘 나는 예배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려고 한다.

예배 시간만큼은 걱정의 소리를 조금 내려놓고 싶다.
딸 걱정, 손주 걱정, 노모 걱정, 내 몸 걱정까지 잠시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싶다.

물론 쉽지는 않다.
예배 중에도 생각이 떠오른다. 집안일도 생각나고, 아이들 밥도 생각나고, 엄마 안부도 생각난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마음을 말씀으로 돌리려고 한다.

“지금은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지금은 내 마음이 쉬어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은 내가 다시 힘을 얻는 시간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한다.

예배는 나에게 도망치는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시간이다.

말씀은 나에게 현실을 외면하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을 더 바르게 바라보게 한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은 감당하되, 내가 하나님 자리에 서려고 하지 않게 한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귀하다.
하지만 그 사랑이 나를 완전히 무너뜨리게 두면 안 된다는 것도 배운다.

나는 엄마이고, 딸이고, 할머니이지만, 그 모든 이름 이전에 하나님 앞에 선 한 사람이다.
나도 위로가 필요하고, 나도 쉼이 필요하고, 나도 말씀으로 다시 채워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5. 오늘도 말씀 안에서 하루를 살아낸다

오늘도 하루는 바쁘게 지나간다.
손주들을 돌보고, 딸의 얼굴을 살피고, 노모를 생각한다.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고, 마음 쓸 곳도 여전히 많다.

하지만 이전과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제는 내 힘만으로 버티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힘들면 말씀 앞으로 간다.
마음이 무거우면 기도하려고 한다.
불안이 커지면 예배 자리에서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려고 한다.

내가 쉴 곳은 결국 말씀이었다.
내 마음이 다시 숨을 쉬는 곳도 말씀이었다.
내가 무너지지 않고 다시 하루를 살아낼 수 있는 힘도 그곳에서 왔다.

노후살이는 생각보다 고단하다.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돌봄은 끝나지 않고, 가족을 향한 마음도 멈추지 않는다. 때로는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를 만큼 마음이 복잡하다.

그래도 나는 오늘 다시 고백한다.

“하나님, 오늘도 저를 붙들어 주세요.”

완벽하게 잘하지 못해도 괜찮다.
가끔 지쳐도 괜찮다.
눈물이 나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다시 말씀 앞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내가 쉴 곳을 잊지 않는 것이다.

오늘의 노후살이는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말씀 안에서 다시 마음을 다져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 힘으로만 붙들려 하지 않고, 하나님께 맡기는 연습을 해본다.

그리고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한다.

“주님, 오늘도 여기까지 오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내일도 제 마음이 말씀 안에 머물게 해주세요.”


마무리 문구

혹시 여러분도 가족을 돌보느라 마음이 지친 날이 있으신가요?
몸은 쉬어도 마음이 쉬지 못하는 날, 여러분은 어디에서 힘을 얻으시나요?

저는 요즘 다시 말씀과 예배 안에서 제 마음을 다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후살이가 고단함으로만 남지 않고, 말씀 안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