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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냉면 한 그릇에 담긴 사랑과 믿음

by 루하천사 2025. 5. 6.

카네이션

어버이날, 냉면 한 그릇에 담긴 사랑과 믿음

💐 사위, 딸, 손주와 함께한 따뜻한 하루

어제는 어버이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딸에게 전화가 와서 "엄마, 오늘 갈게요"라고 했습니다.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은 따뜻하게 전해졌습니다. 사위와 손주도 함께 도착했고,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와 봉투를 내미는 딸을 보니 그동안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손주는 집에 오자마자 방방 뛰고 웃으며 저를 끌어안았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요. 딸은 요즘 입덧이 심해 음식을 잘 못 먹지만, 냉면만큼은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근처 함흥냉면집으로 향했습니다. 냉면과 만두, 따끈한 갈비탕까지 함께 나누며 잠시나마 웃고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 후에는 손주가 좋아하는 전통시장으로 함께 산책을 나갔습니다. 시장은 시끌벅적하고 정겨웠고, 손주는 상점 하나하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걷는 걸 참 좋아했습니다. 저 역시 그 모습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었습니다. 어버이날 선물은 이런 게 아닐까요? 누군가와 시간을 나누는 일 말이에요.

🕊 믿음은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믿는 것

그날은 주일이기도 했습니다. 예배 시간에 들었던 말씀이 제 마음을 깊이 울렸습니다. 목사님께서 성 어거스틴의 말을 인용하셨습니다.

“믿음은 아직 보지 못한 것을 믿는 것이며, 그 믿음의 보상은 내가 믿은 것을 눈으로 보는 것이다.”

이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우리가 믿고 기도하며 살아갈 때 결국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다는 진리. 저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더 깊이 와 닿았습니다.

딸의 건강, 어머님의 회복, 손주의 자람… 저는 이 모든 것이 아직은 온전히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 믿음의 눈으로 보게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합니다. 주님, 제가 끝까지 믿음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 전통시장에서 배운 소중한 것들

우리 집은 전통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딸이 어릴 적부터 함께 다녔던 그 시장길을, 이젠 손주와 함께 걷게 되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손주는 가게마다 멈춰서서 이것저것을 바라보고, 과일을 보면 손을 흔들고, 반찬가게 앞에서는 코를 킁킁거립니다.

삶은 늘 바쁘고 복잡하지만, 이런 작고 평범한 시간 속에 은혜가 숨어 있다는 걸 요즘 자주 느낍니다. 가족과 시장을 걷고, 냉면 한 그릇을 나누고, 손주의 웃음을 바라보며 잠시 모든 근심이 잊혔습니다.

하루하루가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이 시간을 감사함으로 채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평범한 하루를 하나님께 올려드릴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복입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 어버이날을 맞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한 시간을 감사합니다. 제가 받은 사랑을 다시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시고, 믿음으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믿게 하시고, 그 믿음이 언젠가 열매 맺어 저와 제 가족 모두가 주님의 은혜를 눈으로 보게 하소서. 작은 냉면 한 그릇과 손주의 웃음 속에서도 주님을 느낄 수 있는 오늘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