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돌봄과 그 속에서의 신앙
👵 어머니를 돌보며 배운 겸손의 시간
아이들이 모두 독립한 후, 저는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지만, 여전히 매주 화요일 교회에서 운영하는 늘푸른대학에 빠짐없이 참석하시며 삶의 활력을 유지하고 계십니다.
사실 어머니는 오십대 중반까지 전혀 신앙이 없으셨습니다. 하지만 당시 막내 남동생이 방황하며 가족에게 큰 걱정을 안기던 시기, 어머니는 처음으로 교회의 문을 두드리셨습니다. 그 선택은 어머니의 삶을 바꾸었고, 지금까지 신실하게 믿음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돌봄의 일상은 육체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기도하는 모습, 말씀을 따라 살아가려는 의지를 가까이서 보며 저는 믿음이 삶을 어떻게 붙들어 주는지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 하나님 곁으로 인도하다
아버지는 저희 가족의 중심이자 대화가 많고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술을 즐기셨지만,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셨고 표현에도 인색하지 않으셨죠. 그런 아버지가 69세에 갑작스럽게 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 저는 캐나다에 있었습니다.
급히 귀국해 병원에서 아버지와 한 달을 함께 지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매일 기도하며, 하나님께 아버지의 평안을 간구했습니다. 말없이 손을 잡고 앉아 있던 그 날들, 눈물이 고인 침묵 속에서 저는 신앙이 진짜 위로가 되는 순간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고, 저는 그 마지막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하나님께 맡긴 그 기도는 지금도 제 안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다시 세워지는 삶
부모님을 돌보며 힘들지 않았던 날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날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하나님으로부터 왔습니다. 어머니의 기도, 제 안의 말씀 묵상, 교회 공동체의 위로가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돌봄은 단순한 책임이 아니라, 믿음을 살아내는 실천이었습니다. 기도하며 눈을 맞추고, 말씀을 들려드리며 하루를 함께 나누는 그 시간이 제 신앙을 더 단단하게 해주었습니다.
지금도 매주 화요일이면 어머니를 교회에 모셔다 드리며 속으로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어머니의 걸음을 축복해주세요.” 이 짧은 기도가 제 삶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