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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라이프

81세 엄마를 바라보며

은퇴대장 2026. 6. 2. 10:47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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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 세대로 살아간다는 것

    엄마는 올해 81세다.

    사신 날보다 살 날이 더 적다는 생각을
    나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그 말이 너무 선명해서, 너무 무거워서.

    엄마의 마음을 나는 다 알 수 없다.
    그 나이의 두려움도,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의 허전함도,
    혼자 남겨질지 모른다는 불안도.

    하지만 딸로서,
    그리고 육십대를 바라보는 나의 자리에서
    그 마음을 조금은 짐작하게 된다.


    치매가 아닐까, 두려웠던 시간

    처음엔 치매가 시작된 줄 알았다.
    같은 말을 반복하시고,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셨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치매가 아니라
    스트레스 지수가 높고,
    우울증 초기이며
    경도인지장애라는 진단이었다.

    안도와 걱정이 동시에 밀려왔다.

    우울증 약을 복용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요즘 엄마의 표정은 조금 부드러워졌다.
    대화도 예전보다 길어졌다.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지만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그 사실이
    내게는 큰 위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나는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이 있다.
    향기요법을 배웠다.

    엄마 방에 은은한 향을 두고,
    잠들기 전 손을 잡아드리고,
    짧은 산책을 함께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매일 전화를 드리는 일.
    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는 일.
    엄마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일.

    그게 전부다.

    그런데 어쩌면
    그것이면 충분한 건 아닐까.


    호스피스를 공부하며

    한때 나는 호스피스 자격증을 취득했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부모의 이야기였고,
    언젠가는 나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을 지나며
    나는 조금 더 단단해졌고
    조금 더 연약해졌다.

    삶은 끝이 있다는 사실이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내려왔다.


    나는 지금, 그 사이에 서 있다

    위로는 81세의 엄마,
    아래로는 자식과 손주.

    나는 그 사이에 서 있다.

    자식의 고민을 듣고,
    엄마의 불안을 받아내며,
    내 마음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이 자리가 버겁다.

    하지만 이것이 어쩌면
    진짜 노후살이인지도 모른다.

    은퇴 후의 여유가 아니라
    관계를 지켜내는 시간.

    사랑을 더 오래 붙들어야 하는 시간.


    오늘도 나는 전화를 건다

    “엄마, 오늘은 어땠어?”

    그 한마디가
    엄마의 하루를 조금 덜 외롭게 하고
    나의 마음을 조금 덜 흔들리게 한다.

    노후는 어쩌면
    준비가 아니라
    관계를 지켜내는 연습인지도 모르겠다.

    중간 세대로 살아가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혹시 지금,
    부모님을 바라보며
    비슷한 마음을 품고 계신가요?

    조용히 댓글로 마음을 나눠주세요.
    이 길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서로 확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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